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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다/일상을 기록하다

정든 일터를 떠났다.

by 덤덤히 기록하다 2023. 6. 14.

 

벌써 보름이 다 되어가도록, 아쉽고 섭섭하다.

그간 했던 일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나는 이 일터에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았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추억도 참 많았다.

내가 이 일에 쏟은 애정, 함께 일한 동료와의 우정은 정말 컸다.

 

하지만, 승진에서 두 번이나 탈락하니, 나의 멘탈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래서 일터 만족도 3가지(1. 인간관계 2. 적성 3. 급여) 중에 2.5가지나 합격점인 이 일터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처음 탈락했을 때도, 올라간 그 사람을 볼때마다(심지어 친했다.. 지금도 친하다...) 마음이 아팠다.

그 상처가 조금 아물려는데, 또 탈락 소식...

마음에는 지금도 크게 상처가 있다.

"대체 내가 뭐가 그렇게 모자라서?"

"저 사람이 나보다 그렇게 나은 사람인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고, 때때로 분한 눈물도 난다.

 

사람의 자존감은 어떤 것이 만들어 주는 걸까?

능력? 지위?

그냥 오롯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나 스스로를 떳떳하게 여길 수는 없는 걸까?

그냥 나를 사랑하고, 나는 당연히 사랑받을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다.

겨우 승진 탈락이라는 것으로 내 정체성 모든 것이 흔들리는 사람이고 싶지 않다.

지금은 비록 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때가 한정적이지만,

할머니가 손주를 대하듯 내 스스로가 나를 대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만둔지 2주가 넘도록, 나는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고,

한편으로 나의 옛 일터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그립다.

 

왜 나의 세상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일까?

왜 잘 되어가는 느낌이 없는 걸까?

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로는 더 나아가지 못할까?

왜 항상 나는 이렇게나 작은 사람일까?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즐겁게 할 자신이 있었는데,

왜 내가 즐겁게하면 다 실패로 끝이 날까?

그리고 한참 뒤, "나는 몰랐지만 큰 그림이 있었구나.."싶은 일은 왜 이토록 가슴이 아플까?

 

어쨌든 지금은 저 사진 속 통처럼 

내 마음은 박살이 났고, 

나는 그 박살난 마음을 자꾸만 

"잘 하자, 능력을 키우자,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 그게 나를 가치있게 해."라는 본드로 붙이려고 한다.

그리고 물론, 그 본드로는 어림도 없다.

그 본드로 붙여봤지만, 물이 샜고, 다시 깨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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