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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다/일상을 기록하다

경쟁한다는 것

by 덤덤히 기록하다 2023. 6. 21.

 

요즘 『성공은 당신 것-데이비드 호킨스』 책을 읽고 있다. 

"적이나 경쟁자로 여겼던 이들을 그냥 영감과 자극을 주는 원천으로 보세요. 그들이 도전하는 바는 우리 내면에 있습니다. 외부에서 우리가 그들과 맞서는 것이 아닙니다. 무술 챔피언은 결코 상대방을 마스터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기 자신을 마스터합니다."

경쟁에 관한 구절을 읽고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생각해 봤다.

 

어렸을 때, 나는 지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였다.

하루는 아빠와 바둑을 두다가, 아빠가 나를 이기자 판을 뒤집어엎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날 아빠는 다시는 나와는 바둑을 두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셨고,

어린 마음에 진 것도 분한데, 아빠의 그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냐는 듯한 눈빛을 보니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

그 뒤로 나는 경쟁 상황이 벌어지면 포기하는 버릇이 생겼다.

시도해 봤자 질 것이 뻔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잘 몰랐다.

시도하면 이길 것 같은 상황도, 상대방 마음이 신경 쓰여 그냥 포기했다.

경쟁을 포기하는 나라는 사람은 사실, 어떤 순간이라도 경쟁이라고 받아들인다.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나는 아직 적응 중이고, 몇 주 전 먼저 입사한 사람은 적응이 끝나 선배가 되었다.

나보다 이미 이것저것 잘하는 사람이어서 나는 다른 것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해 왔는데,

내가 이제부터 자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프로그램도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더 잘하기에 충격을 받았다.

갑자기 또 그놈의 "나는 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 사람인가?"가 튀어나왔다.

내가 이렇게 의식한다는 건, 나는 또한 타인에 대해서도 박하게 군다는 것이기도 하다.

 

누가 누구보다 잘해야만 하는 그런 정글 같은 느낌은

사실은 나만의 인생 속에 존재하는 느낌일 수 있다.

어쩌면 함께 일하는 그 상대방은 내가 어떤 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함께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을 수 있다. 

 

다시 또 과거로 돌아가보면, 나는 경쟁을 쉽게 경험하는 아이였다.

밥을 먹을 때도 동생과 반찬을 다투기 싫어 동생이 좋아하는 반찬을 나는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봉사활동을 가서 직원보다 일을 빨리 하겠다면서 몰입해서 일을 하다가 직원분이

"나보다 빨리 하려고 그러냐?"는 말씀을 하시면서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속도를 높이시기에,

"네? 아뇨.. 그냥 집중했어요."라고 말하며 속으로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옆에서 친구가 "저 아저씨 왜 저러냐, 왜 너랑 경쟁을 하시려고 하냐"라고 거들어서

나는 속으로 '아... 경쟁이라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구나...'라고 마음을 굳혔고, 스스로가 더욱 부끄러웠다.

 

요즘도 별로 나아진 것은 없었다.

저 사람보다 잘해서 질투를 유발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나보다 잘할 때는 나의 무능력에 좌절을 한다.

"적이나 경쟁자를 영감과 자극을 주는 원천, 나는 오직 스스로를 마스터한다"는 이 문장.

일몰인지 일출인지 구분이 힘든 그 무렵의 하늘처럼,

경쟁자로 대하는 것과 영감을 주는 것으로 대하는 것은 사실 구분이 힘든 것 같다.

그렇지만 조금 지나면 해가 질지 해가 뜰지 알 수 있겠지.

 

나는 이것저것을 더 해봐야겠다는 자극을 받고,

내가 바라는 이상을 구축하고,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하는 사람이 되겠다.

나를 평생토록 괴롭힌 지긋지긋한 경쟁을 이제는 "영감과 자극의 원천"으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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