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도 가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가을도 가고,
시린 겨울만 남았다.
끝을 알고 시작했는데,
막상 끝이 다가오니 분하고 슬픈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답답하다.
나는 그래도 너가 준비하는 무엇과 나 사이에서
나를 선택할 거라는 큰 기대를 했었나 보다.
이렇게 끝이 다가오니 마음이 아파서
코로나에 걸렸다.
모든 병은 마음이 하는 일이라더니...
부모님이 코로나로 아프실 때, 바로 옆에서 병간호를 할 때도 끄떡없던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
그간 후회 없이 잘 만나려고 노력했는데,
오늘 사진을 보니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싶었는데 하는 마음이 가득이다.
앞으로 1주일? 2주일이나 남았을까?
아님 조금 더 길게는 한 달?...
그동안 정말 내 생애 가장 빛나던 순간이었다.
그 순간을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몇 번이고 말하고 싶은데,
나보다는 너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해 버리는 모습이
서운하고 괘씸해, 통화만 하면 마지막이 안 좋다.
너는 돌아오리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걸 믿지 않는다.
세상은 선택의 연속이야.
넌 그냥 그걸 선택한 거야.
나한테 희망 고문하지 말아 줘.
이제 나도 내 인생 살아야지.
알았다고 돌아오라고 떠나보내긴 하겠지만,
그동안 고마웠고, 앞으로 잘 살기를...
정신 똑바로 차리자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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