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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다/일상을 기록하다

내가 놓치고 있던 식사의 의미

by 덤덤히 기록하다 2022. 10. 6.
먹는 일은 생존에 꼭 필요하지만
순전히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요소만은 아니다.

감각적 경험이자 공동체 의식이기도 하다.
서로를 위해 요리하고 먹여주는 일은
친근함을 나타내는 행위이자 영적인 행위이다.

-최강의 단식-




요즘 불타오르는(?) 연애로 생활 패턴이 많이 망가졌다.

나 혼자 원하는 대로 먹고, 쉬고, 자고, 놀고, 싸던 생활에서,
너와 함께 먹고, 쉬고, 자고, 놀고, 싸고(?)하는 생활로 바뀌면서 겪은 일이었다.

눈에 띄게 불어난 배, 옆구리, 허벅지, 팔뚝의 살...
자도 자도 피곤한 만성피로...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짜증이 나기 시작하던 마음...

요즘의 나는 지혜를 잊고 가진 것에 집착하면서 살았다.
너를 움켜쥐려 하고, 음식을 움켜쥐려 하고,
편안함에 익숙함에 안주하려 했다.



오랜만에 간단히라도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눠 먹었다.
나에게 분명 적은 양이었지만, 몇 숟가락 나눠주기도 했다.
배는 고팠지만(?) 마음은 따뜻한 식사였다.

예전에 꽃다발을 안겨주는 자세라면서
너가 꼼지락 거리던 일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마음이 여유로워진 식사시간이었다.

언제부턴가 위안 음식으로 야식을 하던 내 습관이
고착된 지 벌써 3개월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 몸과 마음의 변화는 당연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실제로 말은 가을에 살이 찐다고 한다.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한다.
인간도 비슷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지금 나는 가을에 있기도 하고,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려고 먹은 야식의 늪에 빠져있다.
건강을 잃었고, 이제는 아름다움도 잃고 있다.

건강하지 않은 몸에서 또 부정의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오늘도 또 야식으로 위안을 얻으며
더욱 나쁜 상태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나쁜 습관은 들이긴 쉬운데,
끊어낼 때는 다소 큰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아주 어려울 수도 있다.
내가 과연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이런 내 모습을 우선 받아들이고
괜찮다 여기고, 그런 다음 사랑하고,
좀 더 크게 멀리 보자고 다독여야겠다.

난 우선 나 스스로와 화해가 시급하다.
정말 아주 시급하다.
내 스스로와 친하게 지내지 못한
지난 3개월이 미안하다.
사랑해 나야. 우리 다시 친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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