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丑년 丁酉월 丙寅월
맑은 하늘만큼 알맞은 시력을 주시고, 비견을 원망하는 기분을 주셨다.
(맞춘 안경이 완성되어 찾았고, 돈 때문에 남자친구에게 섭섭했다.)
조금 다른 선택을 하는 것으로 서운해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마음에서 우러나는 선물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이렇게 해야만 상대방과 관계과 원만하게 유지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선물을 한다. 그래서 선물에 대해서 항상 계산적으로 생각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이만큼 했는데, 몰라줘?"라는 복수심이 생겼고, 심지어 언젠가부터는 선물을 받아도 고마운 마음보다는 "하아.. 빚이 느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돈을 쓰는 일을 줄이고, 보다 더 나를 생각하는 저축을 하거나, 나를 위한 사용을 늘려야겠다. 그러다 보면,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길 가다가 너 생각이 나서 샀어~ 이거 예전부터 필요하다고 그랬잖아~"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진심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속으로는 '하아... 저 돈으로 차라리 이걸 할 수 있을 텐데' 혹은 '아... 지금 당장 저 돈으로 이걸 샀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는 "네가 갖고 싶다고 했잖아~~~ 생각나서 샀어~~"라고 하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내게는 그만큼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혹은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나로서는 겉과 속이 일치되면 좋겠다. 그래야 주고서도 잊을 수 있고, 내 속이 편할 것 같다. 돈에 대해 집착하는 것에서 좀 자유로워지고 싶다.
여태껏 "왜 나는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까?" 혹은 "관계를 꼭 원만히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등의 고민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냥 단순해지고 싶다. 마땅히 좀 더 선택이 수월한 위치에 있고 싶길 원하는 거고, 마땅히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것이라고. 내게 떠오른 생각과 느낌을 의심하기를 멈추고, 나의 진실 속에서 좀 더 편안하게 사는 방법을 떠올리며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래 나 그런 사람이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고 대수롭지 않게 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는 선물을 준비했는데,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얼마 만에 이런 선물을 준비했던 거지!' 그리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앞으로 좀 단순하게 사는 것도 좋겠다. 특별한 날이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어도, 굳이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할 필요 없다. 또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너무나 마음이 쓰인다면 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돼 있을 거라고 믿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이번 선물을 준비할 때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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